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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아 잘 지내지?
이번 주말은 엄마 생일이야.
서영이는 또 촛불을 끄고 싶어 하겠지?
그 모습을 보지 못하는게 아빠는 너무 슬프단다.
길을 걷다가 쇼윈도 안에 전시되어 있는 앞치마를 봤어.
아빠, 엄마, 아이 이렇게 쓰라고 디자인이 되어 있더라고.
그걸 보는데도 왈칵 눈물이 나더라.
서영이에게 저렇게 이쁜 앞치마 입혀주고
엄마 아빠랑 같이 과자도 만들고 빵도 만들고 하면 좋을텐데 하고 말이야.
서영아 미안하다.
남들은 다 누릴 수 있는 걸, 서영이는 누리지 못하게 아빠가 그런것에 대해 너무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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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아, 아빠 울고 있어.
정말 사무실에서 엉엉 울고 있어.
어떻게 해야 이 울음이 그치는 줄 아는데, 그렇게 할 수 가 없어 더 서러워 울음이 그치지 않는 것 같아.
어떻게...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아빠는 그 답을 모르겠어. 아니, 그 답이 맞는 답인지를 모르겠어.
아무도 보지 않는 이곳에 이렇게 글을 쓰며 용서를 구하는 것 밖에. 아빠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는 것 같아.
아빠 너무 힘들어 서영아.
아빠 어떻게 해야 하니?
도와줘 서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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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아, 잘 지내고 있지?
아빠는 요즘 많은 후회 중이야.
혼자서 밥도 하고 빨래도 하고 청소도 하면서,
예전에 엄마가 이런 일들을 할 때 왜 도와주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가 가장 먼저 들어.
엄마에게 전해줄래? 아빠가 정말 후회하고 있다고.
일찍 들어와 서영이랑 놀아주고, 집안 일 도와주고, 함께 이야기 못해 미안하다고.
정말 뒤늦은 후회이긴 한데, 그래도 꼭 엄마에게 말하고 싶다고 말이야.
가족과 함께 하지 못하는게 너무나 힘들고 슬픈 일이라고.
너무 힘들다고...
정말 잘 할 자신 있는데... 뒤늦게 후회하며 울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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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이에게 무엇을 사줄까 매일 고민을 하고 있어.
오늘은 서영이 공부하라고 한글이랑 산수 책을 샀어.
살 때에는 분명 4살, 5살 용을 샀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보니 4살 6살용인거야.
아빠 눈은 거의 회복이 되었는데, (내년 1월에 재검 받아야 해. 일부 시신경이 죽었대.)
사물의 인지를 관장하는 뇌 부분은 아직 회복이 덜 된 거 같아.
신발을 거꾸로 신는다던지, 숫자를 읽기 힘들다던지 하던 일이 아직은 조금씩 있어.
그냥 아빠가 서영이랑 눈높이가 같아졌구나... 라고 생각하면 될꺼야.
이것저것 주고 싶은걸 많이 샀으니, 재미있게 잘 보고 즐겼으면 좋겠다.
많이 보고 싶다.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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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아, 곧 방학이겠네.
방학이면 우리 서영이는 뭘 하고 놀까?
수영장도 가고, 테마파크도 가고 그러겠네.
아빠도 같이 가고 싶은데... 못가서 미안해.
아빤 요즘 정말 열심히 일하고 있어.
회사 사람들이랑 밤늦게까지 공장에서 일하고, 물건도 옮기고 그렇게.
오늘도 출근했는데 온몸이 쑤시네. 그래도 열심히 일해서 서영이 좋은거 사줄게.
아빠 회사 이사님한테 나쁜 아빠라고 많이 혼났어.
서영아... 나쁜 아빠여서 정말 미안해.
정말 미안해...
많이 보고 싶다.
항상 건강하고 올바르게 크는 서영이가 되길 기도할께.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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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아, 잘 지내지?
아빠 취업했어. 큰 회사는 아니지만 그래도 열심히 일할 각오로 들어갔어.
정말 열심히 일해서 돈도 많이 벌고, 서영이 갖고 싶은것도 다 사줄게.
서영아, 아빠 많이 보고 싶지? 아빠도 서영이 많이 보고싶어.
이제 막 들어와서 시간 못 낼거 같지만, 그래도 서영이 자주 보려고 노력할게.
나중에는 엄마랑도 같이 보자. 알았지? 엄마한테도 말해줘. 아빠랑 같이 보자고.
자주 소식 전할게.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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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서영아.
엄마는 잘 있지? 아빠는 엄마가 많이 보고싶어.
아침에 일어나니 귀랑 목 사이가 심하게 부었아.
서영이 이비인후과 자주 가던게 생각나네. 서영이는 아프지 마. 알았지?
서영이한테 좋은 선물 사주고 싶은데, 아직 취업을 못해서 돈이 없네.
취업 하면 서영이 많이 챙겨줄게.
매일은 아니더라도 자주 글 쓸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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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아, 아빠야. 잘 지내고 있는거지?
아빠가 아파서 많이 걱정했지?
이제 아빠 많이 좋아졌어. 그러니까 너무 걱정 하지 마.
아빠는 서영이랑 서영이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
서영이도 아빠가 많이 보고 싶지?
자꾸 아빠랑 엄마랑 같이 아이조아 가자고 했잖아.
다음에 꼭 같이 가자. 알았지?
항상 건강하고, 엄마 말 잘 듣고 있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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